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훌라 춤을 춰
에디터 이매진                                                                                  
특징 : 솔직히 거울 앞에서 짱구의 훌라 댄스를 연습하곤 합니다.
한마디 : 훌라에는 대자연과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  
[춤추고 싶다는 마음]

 20년 지기 친구 C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 이런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남자라면 반드시 춤을 출 줄 알아야 한다.”
 
 친구는 소싯적 종로의 나이트클럽을 주름잡던 아버지가 집에서 어머니와도 종종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고 했습니다.
 
“아빠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춤을 출 줄 알면 인생이 뭔가 다르기는 할 거야.”
“그럴 것 같아. 그래서 너도 춤을 좀 췄었나?”
“뭐, 이런 거?”
 
 대답 대신 무차별적으로 쏟아붓는 그의 춤 비슷한 동작들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용감하긴 하구나. 확실히 C는 춤을 배운 적도, 그의 아버지를 닮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골절이 의심되는 팔다리는 제멋대로 흐느적거리고 있었고요.
 
 꼭 남자만의 필수 덕목이 아니라, 친구 아버지의 말씀처럼 춤을 출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요. 춤추고 싶다는 마음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어요. 저는 지독한 몸치임에 분명하지만 남들 모르게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언젠가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춤추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혼자 거울 앞에서 세상 진지하게 춤을 춰보고 실망하기를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내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먼 훗날 언젠가는 나도, 춤을! 그러던 어느 날, 단조롭기만 하던 내 생활에 훌라가 찾아옵니다.

[하와이 사람처럼]

 훌라 댄스 원데이 수업을 하는 날. < 명랑마요 > 에디터 우간다와 담당자 신티를 먼저 만나 점심을 먹었습니다. 메뉴는 만두전골.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가서 열정의 훌라를 출 테다! 우리는 하와이에 대해 아는 정보들을 마구 늘어놓았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에서 할머니가 집에서 훌라를 연습하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훌라 히어로(?) 짱구에 대해서도요.
 
 연습실에 들어가자 < 하나호우 알로하 >의 팀원 박인혜, 배윤주님과 정은주 선생님이 맞아주셨습니다. 모두 화사한 색깔의 파우(Pau: 훌라 댄스를 출 때 입는 스커트)를 입고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 은평문화재단
© 하나호우 알로하
 우간다는 분홍색 바탕에 크고 빨간 꽃들이 화사하게 그려진 파우를 골랐어요. 피부가 하얗고 청초한 우간다에게 딱 어울리는 치마입니다. 마치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날 마주치기라도 한 듯 어딘가 어색해 보여 퍽 귀여웠어요. 은주쌤은 취향껏 골라보도록 여러 벌의 파우와 꽃목걸이, 색색의 머리 장식, 남성용 하와이안 셔츠 등을 가져오셨는데, 우간다는 저에게 그중 열대과일이 떠오르는 노란색 꽃무늬 파우를 추천해줬습니다.
 
 신티는 하와이안 무궁화가 그려진 셔츠를 골랐어요.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신티의 체념한 듯한 표정과는 상관없이, 그곳의 훌라걸스는 신티가 하와이 현지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며 박수를 치고 환호했습니다. 뭐야, 왜 잘 어울려?
© 은평문화재단
 [본격 훌라 체험기]

“훌라는 발과 손, 거의 모든 동작이 오른쪽부터 시작해요. 오늘은 이 아름다운 훌라 핸즈로 여러 가지 자연 현상, 자연의 것들을 만들어볼게요.”
 
 훌라 새싹들은 쌤이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하와이의 인사 방법, 샤카 사인(Shaka: 알로하를 뜻하는 손동작.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신호이기도 함), 훌라의 기본 동작 등을 따라했습니다. 맨발로 땅을 밟고 서서 땅을 밀어내듯 천천히 움직이는 기분이 낯설고 신기했어요. 바닥의 찬 기운이 싫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라는 노래에 맞춰 살살 움직였습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템포라서 훌라를 배우는 입문자에게 딱 맞는 곡인 듯했습니다. 노래만 듣고 있어도 하와이의 어느 바닷가 모래 위를 느긋하게 걷는 기분이 들었어요. 나른한 저음의 목소리는 꼭 엘비스 프레슬리나 남진의 목소리 같았습니다. 물론 둘 다 아니었지만요.
ⓒ 일공
Lovely Hula Hands

Lovely hula hands
Telling of the rains in the valley
And the swirling winds over the pali
Lovely hula hands, kou lima nani e

사랑스러운 훌라 핸즈
비의 이야기
계곡의 바람
사랑스러운 훌라 핸즈
너의 아름다운 손
 한 박자에 한 발씩, 발을 옮기면 다음 발이 바로 따라옵니다. 골반을 살짝 빼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오른쪽으로 두 번, 왼쪽으로 두 번을 옮기는 단순한 스텝을 반복해 연습하자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여기에 맞춰 노랫말을 팔과 손으로 표현하면서 춤은 변주됩니다. 갈매기가 하늘을 날다가 파도로 변하고, 비가 내리다가 계곡을 넘어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되기도 했습니다.
 
“훌라 핸즈를 옆으로 쭉! 새의 날개처럼 날개를 펼 거예요. 쭉 뻗어 날갯짓을 할 거예요. 마음껏 크게 펼쳐도 좋아요. 오늘은 모두 자유롭게 해 보세요!”
 
 처음 배우는 날이라 쉬운 동작 위주이기도 했지만 손으로 표현하는 자연현상이나 감정들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는 모습은 위에서 아래로 손가락을 움직였고 하늘을 나는 새는 팔이 날개가 되어 크게 펼쳐 표현했습니다. 모든 동작들이 직관적이고 복잡하지 않았어요. 편안한 하와이의 음악에 맞춰 원투, 원투 움직이는 우리의 모습은 꼭 유치원 어린이들 같았어요.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부드럽고 야무지게 표현하는 손끝에서는 묘하게도 자연의 아름다움마저 느껴졌습니다.
[훌라 타임: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한껏 솟아있는 광대뼈가 살짝 아팠습니다. 거울 속에 내가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참여자들의 은은한 미소, 은근한 몸짓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어요. 조금 긴장하여 어색한 탓에 잇몸 만개한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나 봅니다. 팔목에 하고 있던 스마트 워치도 빼버렸습니다. 일 때문에 오는 문자와 전화, 핸드폰 어플의 알람들이 수시로 진동하고 있었거든요. 속세의 전자기기와 시간의 굴레 따위가 방해를 하도록 가만 둘 수는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내게 허락된 훌라 타임을 온전하게 채워보고 싶었거든요.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피드 011."
 
 어릴 때 본 통신사 광고가 떠올랐습니다. 잠깐 뛰어가 테이블 위에 시계를 풀어놓고 돌아왔어요. 그리고 다시 훌라 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시계를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집에 가는 길에서야 풀어놓고 온 걸 기억해낸 건 안 비밀이에요.)
© 은평문화재단
[보여주는 춤이 아니라 나를 나로]

“우리 오늘 동작은 이렇게 다 배워봤어요. 다들 처음이 아닌 것처럼 너무 잘하시는데요?”
 
 팔과 골반을 한껏 흐느적거리는 동안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삐꺽거리던 관절들이 제 자리를 찾아간 것 같았어요. 실제로 훌라가 바른 자세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시작할 때 동작이 틀리거나 이상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음악과 공기가 흐르는 대로, 내 손과 팔과 다리가 움직이는 대로 흘러가면 그뿐이었습니다.
 
 은주쌤은 훌라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훌라는 다른 춤들과 조금 달라요. 사람들에게 내가 아름다워 보이도록 보기 좋은 동작을 ‘보여주는 춤’이 아닌, 나 그대로와 자연을 드러내는 춤이 훌라예요. 스스로 자, 그럴 연, 자연이란 이미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어서 ‘자연’ 이니까요.”
 
 뭘 더하려 하지 않고 그 일부가 되어보는 일. 나 같은 어설픈 초보자가 추는 훌라도 어쩌면 그 자체로 자연스럽다고 인정해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 하나호우 알로하
 1시간 동안 에 맞춰 훌라를 추고나자 우리는 생각보다 할 줄 아는 게 많아졌어요. 바다와 계곡, 새와 바람과 비, 그리고 ‘너를 사랑해’, ‘내가 모두 이해해’라는 표현을 모두 할 줄 알게 되었으니까요. 카메라 앞에서 우리끼리 따로 훌라를 춰보며 오늘의 훌라 클래스를 기록했습니다. 함께 찍은 영상을 차마 볼 수가 없다는 신티와 원래도 하얀데 어딘가 더 하얗게 질린 우간다, 인생 댄스를 만나 한껏 들뜬 이매진의 훌라 도전기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여름나라의 탐스러운 치마와 셔츠, 장식을 벗고 칙칙한 겨울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둘러앉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니 마치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수고했다고 함께 격려하며 < 하나호우 알로하 > 팀과 훌라와 훌라 공동체에 대해 더 알아봅니다.
© 은평문화재단
- Hana Hou!   새롭게, 한 번 더!
이매진: ‘알로하’가 인사인 것은 알겠는데, < 하나호우 알로하 > 팀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정은주: 하나Hana 호우Hou는 ‘새로운 것을 하다’라는 뜻이에요. 하나는 ‘무엇을 하다’, 호우는 ‘새롭게’, ‘또’의 New나 Fresh를 의미해요. 그래서 “하나호우!”라고 외친다면 새롭게 한 번 더, 다시 한 번, 앵콜의 뜻이죠.
 
 - 우연히 마주친 훌라, 운명처럼 스며들기
이매진: 다들 훌라와 사랑에 푹 빠진 게 너무 느껴져요. 그 눈빛과 동작마다 담긴 표현에서요. 각자 훌라를 처음 만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은주: 사실 훌라보다 동호회에서 하와이 악기인 우쿨렐레를 배우면서 하와이 음악에 먼저 빠져 살았어요. 그러다 우쿨렐레 공연을 보러 가서 연주에 맞춰 훌라를 추는 하와이 카네(남자) 훌라 댄서를 보았는데, 그날 훌라에 완전히 홀려버린 거죠.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고 음악도 귀에 안 들어오고, 맨발로 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춤을 추는 모습만 넋을 놓고 바라봤어요. ‘저 사람이 행복하게 추는 춤을 나도 추고 싶다’라는 생각뿐이었어요.

박인혜: 저는 친구 따라서 ‘한번 해볼까’하고 수업을 들어본 거예요. 평생 취미를 찾아 헤매던 시기였거든요. 춤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긴장감을 느껴보려고요. 첫 한 달을 다니면서 가사에 나오는 동작들을 몸으로 표현하는 경험이 신선하고 좋았어요. 어느 순간 친구는 빠져 나가고 저 혼자 지금까지 몇 년을 열심히 배우고 있네요?(웃음)
 
배윤주: 2017년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하와이에서 ‘한 달 살기’를 했어요. 돌아와서는 바로 하와이 앓이가 시작된 거죠.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하와이 음악이 들려오면 고스란히 그곳 기억이 떠오르는 거예요. 실행력은 빨라서 곧장 검색을 했죠. 저는 단순해서 검색도 많이 안 해요. 초록색 검색창에 ‘하와이 문화’, ‘하와이 체험’ 같은 단어를 검색하고 제일 위쪽에 뜨고 가까운 곳, 예전에 정은주 선생님이 몸담고 계셨던 곳에 가서 훌라를 시작했어요.
© 은평문화재단
- “혼자 즐기러 온 줄 알았는데, 함께 훌라를 추며 그 에너지에 나도 좋아져요.”
이매진: 다 같이 꾸준히 무얼 하는 경험은 참 특별한 것 같습니다. 훌라를 같이 오래 추면서 전우애 같은 것도 생기고 뭔가 끈끈함도 더 생길 것 같아요.
 
정은주: 훌라를 처음 배우던 10여 년 전 그땐 제가 많이 지쳐있던 시기였어요. 지치니까 마음가짐이 방어적이었죠. ‘이건 나를 위한 시간이야’ 생각하며 외부로부터 울타리나 결계를 친 채 ’나와 춤에만 집중할 거야‘ 했거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한 번도 안 빠지고 수업에 가고 훌라를 좋아한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모두가 주섬주섬 치마를 입고 음악을 들으며 서로 아이컨택을 하고 훌라를 추는 순간, 무장해제가 되는 거였어요. 밖에서 힘든 것도 잊고 스르르 마음이 열렸었어요. 나 혼자 즐기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같이 훌라를 췄던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에너지에 나도 좋아지더라고요. 지금도 누군가와 훌라를 출 생각만 해도 저는 제가 변하는 게 느껴져요. 여기서 누구보다 신나게 훌라를 추고 갈 거야, 밤새도록 출 거야! 이런 마음 장착.
 
박인혜: 저도 처음에는 훌라가 ‘같이 해서 좋은’ 춤인 걸 몰랐어요. 끝나자마자 친구랑 둘이 얼른 빠져나오기 바빴죠. 다 같이 어울리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섞이기에는 용기와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점점 내가 훌라가 더 좋아지고, 모두가 훌라를 좋아하고, 이걸 더 잘하고 싶은 마음들이 모이면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또 너무 좋아지는 거예요. 제 MBTI가 I로 시작하는데, 훌라를 할 땐 E로 바뀌는 기분이에요. 삶의 방식이 바뀌었어요.
© 은평문화재단
- “여기서도 꼭 춤을 춰야겠니, 딸아...”
이매진: 모여서 연습하거나 공연을 할 때 말고, 평소에도 훌라 연습을 하시죠? 언제 훌라를 추세요?
 
배윤주: 저는 헬스장에서도 춰요. 비어있는 곳에서 운동복 입고. 훌라를 추고 있으면 보는 사람들도 이제 그러려니 해요. (헬스장에서 훌라를 추는 영상을 보여주며) 사실 저희는 생활 속 어디에서나 그냥 춤춰요. 장소나 남들 시선을 신경 안 써요. 최근에 아버지랑 여행을 갔는데, 제가 또 춤을 추기 시작하니까 “여기에서조차 춤을 추니, 비도 오는데...”라고.(웃음) 훌라를 추고 나서 자연과 싱크가 되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요. 자연 현상을 그리는 동작이 많다보니 회복이 되는 기분이에요. 누군가는 파도를 보고 춤을 추고, 누군가는 해와 달, 누구는 꽃 보고 훌라를 춰요.
 
정은주: 제가 달을 좋아하거든요. 얼마 전 개기월식을 찍느라 1시간 동안 불광천에 있었는데, 점점 변해가는 블러드문을 보면서 훌라를 췄어요. 훌라 동작에 해나 달을 둥글게 그리는 동작이 있거든요. 야외에서 자연을 직접 보며 동작들을 할 때 자연과 내가 통하는 느낌이 들어 충만해져요. 불광천이나 홍제천에서 동작을 해도 사실 아무도 신경 안 써요.
ⓒ 하나호우 알로하
- “좋은 곳에 가면 동작이 떠올라서 자연스럽게 훌라를 추게 돼요.”
이매진: 오마이갓! 삘 받으면 아무데서나 춤을! 저와 같은 INFP라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원래부터 그렇게 어디에서든 춤을 추는 극강 텐션의 소유자셨나요?
 
박인혜: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죠. 혼자 연습했지 가족 앞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러졌어요. 특히 근사한 공간에 갔을 때 동작이 막 떠올라서 훌라를 춰요. 이번에도 여행을 가서 기분이 좋아 훌라를...(베트남 유적지에서 훌라를 추는 영상을 보여주며)
 
배윤주: 이제 가족들도 익숙해져서 춤추기 시작하면 핸드폰으로 열심히 찍어줘요. 우리가 행복하고 즐거워서 추는 춤인 걸 알고 적응한 거죠.
 
- 더 잘하고 싶어서, 좋은 건 모두 같이 하고 싶어서
이매진: 훌라를 추면서 생긴 많은 변화들을 들으며 살짝 감동받았어요. 훌라 팀 활동을 하면서 삶의 태도나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많아 보여요.
 
박인혜: 회사에 충성하고 퇴근하면 집에 가고를 반복하며 살던 제가 평생 취미로 훌라를 만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어요. 도전조차 두렵고 귀찮거나 하기 싫은 마음들이 이제 쉽게 극복이 되고,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다른 운동도 열심히 해요. 훌라를 더 잘하고 싶어서요. 코어 근육도 좋아지고 거북목도 고치고.
 
정은주: 저는 다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내가 좋아하는 이 춤을 다 같이 하고 싶다, ‘좋은 건 모두 같이 해야지’ 하는 생각.
© 은평문화재단
- 훌라, 신의 사랑이자 가족이라는 울타리
이매진: 이번엔 문장완성 질문입니다. 이미 여러분께 훌라가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지만, 한 마디로 표현해 본다면? 나에게 훌라란 OOO이다!
 
배윤주: 나에게 훌라란 절대자의 사랑이다! 신의 사랑.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것도, 자연을 바라보고 훌라를 추게 해주신 것도 사랑이에요. 훌라를 통해 주변사람들을 더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주시는 것 같아요. 또 절대자에게 저의 사랑을 드리기도 하고요.
 
정은주: 오하나Ohana(하와이어로 가족)다. 패밀리예요. 하와이에서 가족은 절대적으로 나를 지지하는 존재예요. 오하나 안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는 서로 크게 사랑을 베풀고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죠. 우리 함께 훌라를 할 때 서로 지지가 되고, 용기도 생기고,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면서 결국 지역사회에도 보탬이 되거든요.
© 은평문화재단
-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 여성들에게 훌라를 추천하고 싶어요.”
이매진: 마지막 질문이에요. 훌라를 조금 배워보니 남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배워도 좋을 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하나호우 알로하 >의 훌라를 특히 이런 분들이 만나보면 좋겠다, 추천해주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요?
 
박인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누구나. 지친 심신을 가진 누구든 오셔도 좋아요.
 
정은주: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대상인데, 젊은 엄마들이 훌라를 배우면 좋겠어요. 아이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결혼을 앞두거나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려는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과정에 있는 여성들요. 엄마가 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는 경우를 많이 봐요. 특히 아이를 갖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겪을 때의 고생과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들에 상처를 받는 모습들을요. 마음의 위안이 절실하거나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에 책이나 음악 등도 좋지만, 몸을 움직이면서 얻는 에너지는 다르거든요. 반짝이던 젊은 시절을 뒤로 하고 엄마가 되고자 준비하는 여성들, 혹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시 빛나는 인생을 되찾으려는 여성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 은평문화재단
[엄마가 생각나는 훌라]

 차가운 저녁 공기를 들이마시며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알로하’라는 말을 뱉어봅니다. 리듬감이 살아있는 말입니다. ‘안녕?’ 이상의 의미가 담긴 말. 안녕, 사랑해, 너의 평화를 기원해, 너를 환영해! 내 하루는 매일매일 얼마나 색채 없이 경직되어 있었을까. 타인의 알로하는커녕 나의 알로하도 관심 없는 날들을 떠올렸습니다.
 
 훌라를 더 잘하고 싶어서 다른 운동을 시작하고, 춤을 추는 동안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좋아 그 어디서든 몸짓으로 나를 나타낸다는 경험들을 들으며 이상하게 내가 설렜습니다. 원데이 훌라 걸 체험으로 갑자기 많은 게 변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 굳은살과 뭉친 부분이 말랑해진 기분이었어요. 달 밝은 불광천의 하늘 아래에서 사람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훌라를 추는 경지에 오르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도전해볼까?
 
 엄마가 생각이 나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딸이 오늘 훌라 춤을 배웠는데 엄마도 같이 하면 좋겠더라. 가장 최근에 춤춰본 적이 언제유?” 휴대전화 너머는 소란스러웠고, 손주들 뒤치다꺼리에 저녁식사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에 무슨 엉뚱한 소리룰 하느냐는 듯 엄마는 이따 통화하자며 바쁘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바빠. 그런 엄마 손을 잡고 가 엄마랑 같이 훌라를 배우고 엄마랑 같이 훌라를 추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러면 참 좋겠다, 좋은 건 같이.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l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한 누구나
l  엄마가 되고자 준비하는 여성들, 혹은 다시 빛나는 설렘을 되찾고자 하는 여성들
l  음악도 춤도 박자도 모르지만 어깨춤이라도 추고자하는 열정이 있는 엄마, 아빠
2022 생활문화축제 < 이상하고 일상적인 불광천랜드 >에 참여한 하나호우 알로하 !
ⓒ 2022 은평 ×서대문 생활문화축제 < 이상하고 일상적인 불광천랜드 > 
photo by 사실은대단한제작소
만든 사람들
에디터
조은수, 이매진
디자이너
일공
기획, 편집
은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신티
총괄
은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조준희, 박지혜
발행처
은평문화재단
발행월
202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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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금 전
    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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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다니엘
  • 1일 전
    작업의 페이지 및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궁금한 점, 질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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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 프랭클린
  • 2022.12.23
    아름다운 디자인과 레이아웃... 정말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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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 스톤
  • 2022.12.10
    예술 같은 놀라운 작품, 너무 감동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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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 워렌
  • 2022.12.07
    다이빙 프로젝트가 아니라니... 믿을 수 없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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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스펜서
  • 2022.12.02
    세련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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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트 블랙
  • 2022.11.31
    디자인 멋있어요, 특히 디테일이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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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컨 토드
  • 2022.11.12
    작품 하나에도 섬세한 표현 처리가 돋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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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블레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