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 수 없는 즐거움, 동네 체육
에디터 우간다
특징 : 매우 저질 체력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하얗게 질린다. 
한마디 : 개그 욕심 내어 써보려고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쳇바퀴 탈출 작전]

“김대리, 너 저기 저 프로젝트 PM이야”
 
 그러니까, 그날은 평범한 나의 삶에 균열이 생긴 날이었다. 회사에 퇴사자가 속출하게 되며 인원이 부족해졌고, 우리 회사 빌런 최 부장과 김민수 씨는 그렇게 같은 팀이 되었다. 그래도 나만 아니면 되었다. 난 저 프로젝트 안 하니까. 그렇게 기분 좋게 집에 가려던 찰나, 대표님이 나를 불러 저런 말을 남겼다. 순간 나는 귀를 의심했다. 내가 저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냥 도망갈까?

 예상대로 세계관 최강자 둘이 만나면서 프로젝트는 엉망이 되어갔고, 최 부장이 불만을 쏟아내면 민수 씨는 '바빠요' 외치며 방어전에 나섰다. 나는 중간에 서서 바쁨에도 불구하고 몰래 편의점에 가 핫도그를 먹는 민수 씨를 잡아오고 최 부장의 불만을 들어주며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문자를 보냈다.

“은평선수촌에 참여해 보세요”

 은평선수촌이라고? 우리 동네에 선수촌이라니. 대체 무슨 선수? 궁금증에 냅다 신청서를 내버렸다. 그리고 다른 웹진 에디터에게 말했다. 우리 체험해 봐요. 선수들 모임이래!

 신청서를 낸 나는 살짝 긴장되었다. 낮에는 IT 회사 PM으로, 저녁에는 용돈을 벌기 위해 웹진 에디터를 시작한 건데 일이 커지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인생은 흘러가니까~ 선수 한번 해보지 뭐~


[어서오세요 은평선수촌에]

“으르르 왈왈”

 저녁 7시 서울혁신파크 운동장은 고요하지만 어딘가 알 수 없게 시끄러웠다. 운동장 한편에선 강아지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었고, 저편에선 아이들이 공을 차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맨발의 할머니들이 운동장 가장자리를 걸어 다니고 있기까지. 

 참으로 요상한 곳이었다. 아무런 룰 없이도 운동장 구역을 각자 평화롭게 나누어 쓰고 있었다. 나 어릴 때는 운동장 여기 쓰니 저기 쓰니로 맨날 싸웠었는데. 어쩌면 이곳은 작은 마을의 모습을 띄고 있는지도 몰랐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한 밤공기였다.
 LIVE 농구골대 옆으로 하얀 조명이 빛났다. 그 아래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멀찍이 빨간 옷을 입은 이가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와 함께 은평 생활문화 웹진 < 명랑마요 >를 만들어가는 매진님이었다. < 명랑마요 >는 에디터들이 직접 은평의 생활문화를 씹고 듣고 맛보고 즐기는 인터뷰로, 오늘은 은평선수촌 참여자의 숨결을 담으러 오게 되었다.

 < 은평선수촌 >은 12월에 열리는 청년 체육 대회 < 은평유스체전 >을 준비하는 운동 모임이다. ​​동네청년들이 주최하는 이 운동 모임은 2021년부터 은평오랑의 신체활동 프로그램으로서 동네청년들 < 우리동네짐 >이라는 이름으로 위탁 운영해 왔다. 그리고 7월부터는 체전이라는 컨셉에 맞게 대회 종목 운동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 은평선수촌 >으로 진행 되었고, 오늘은 선수들의 마지막 훈련 날이었다. 

 농구 골대 아래에서 은평선수촌 운영진들이 바쁘게 이름표와 마카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이름을 적고 나니, 다들 낯이 익은 듯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스웨이드 신고 오셨네.”
 “네?”
 "오늘은 축구할 거 같아서 그래요~ "
 "피구하면 좋겠다. 지난 주에 안 해서 아쉬웠어요."
 "다리 괜찮으세요? 지난 번 컬러체인지하고 저 허벅지 근육통이 오져서 ㅠㅠ "

 초면이지만 나 또한 자연스레 스며들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발랄한 토끼님이 가장 눈에 띄었다. 토끼님은 위아래로 깔맞춤을 한 민트색 츄리닝을 입고 있었다. 내가 빤히 바라보니 

 “아니 나도 예전에는 원피스만 입었는데, 이거 하면서 츄리닝을 색깔 별로 사게 되었다니까요”

 그나저나 웬 토끼냐고?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소중하니까~
 오늘의 인터뷰 컨셉은 익명, 참여자들이 각자 고른 동물들로 소개하겠다.
“오늘 처음 오신 분 계시니, 다들 자기소개 한 번 합시다!”

 시간이 되자 은평선수촌 멤버들은 둥글게 모여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도 한 체력 하는데 쫄리지 말아야지!' 다짐하던 매진님의 상기된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처럼 새로 온 이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지는 동안 어색한 마음에 애꿎은 이름표만 만지작거렸다. 어라, 근데 이름표가 지워지네?

 "안녕하세요, 응암동 사는 우간다입니다!"

 나 또한 큰 목소리로 이름과 사는 곳을 말했다. 다들 얼굴에 수줍음이 묻어 있었다. 우리는 간단한 소개를 끝내고 구호에 맞춰 스트레칭을 시작하였다. 가볍게 다리부터 풀었다. 맞은편에서 스트레칭 하는 화사한 연보라 레깅스가 눈에 들어왔다. 다들 자신의 개성에 따라 아디다스며 나이키까지 다양한 옷을 입고 있었다. 스트레칭을 끝낸 후 잠시 쉬려는데 그때 들려온 동네청년들 대표 동현님의 굵은 목소리.

 "자, 오늘은 가볍게 운동장 두 바퀴만 뛰시죠!"
ⓒ 은평오랑
 얼마쯤 지났을까. 헥헥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나는 가뿐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뜀박질에 열중했고, 심지어 상위권으로 운동장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런 나의 판단은 오산이었다. 뒤늦게 숨이 미친듯이 차올랐다. 어두운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이런 내 마음도 모른 채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아무렇지 않게 다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어째서 나 빼고 모두 괜찮은 걸까. 누군가 내 어깨를 잡고 말했다.

 “계속 뛰다보면 괜찮을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한 바퀴도 힘들었어요”

 들어보니 은평선수촌이 꽤나 체력증진에 효과적이라, 처음부터 잘 뛴 게 아니어도 계속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체력이 늘었다고. 나도 모르게 의지가 생겼다. 그래, 나도 여기서 체력 증진 시켜본다. 내가 비장한 눈빛으로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운영진인 은별님이 접시콘을 바닥에 놓으며 첫 종목 ‘컬러 체인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 일공
 “은평선수촌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시나요?”

 은별님은 접시콘을 쉴 새 없이 셋팅하다 잠시 몸을 세우며 말을 이어갔다. 

 “일주일 전부터 날씨를 체크하고 참여자 성비에 따라 운동 종목을 정하는데요, 비와서 땅이 질은 날엔 활동량 적은 게임을 고르고, 여성 분이 많은 날엔 구기 종목이나 근력 운동보다는 컬러 체인지나 미션 이어달리기 같은 게임으로 준비해요. 다같이 즐기는 게 중요하니까."

제 1 종목 : 컬러 체인지

“자, 자, 반칙하면 퇴장이에요. 이번엔 진짜 퇴장입니다!”
 
 은평선수촌의 공식 심판 성수님이 외쳤다. 반칙이 난무하는 이 게임은 컬러 체인지라는 게임. 먼저 팀을 두 개로 나누고 팀별로 색깔 조끼를 입는다. 그리고 접시콘으로 테두리 지은 경기장  안에 양 팀이 들어간다. 100초 동안 바닥에 깔려 있는 색깔 카드를 자신의 팀 조끼와 동일한 색으로 뒤집어서 마지막에 어느 색깔이 더 많은지를 겨루는 게임이다. 

 내가 한 장 뒤집으면 누군가 뒤에 와서 뒤집고, 또 뒤집고, 계속 뒤집고, 미친 듯이 뒤집고 영영 뒤집고, 뒤집히고 숨 막히는 게임이 계속되었다. 게임에 열정적인 토끼님은 빠르게 다른 이들의 카드를 낚아채 뒤집었다. 그녀의 승부사 기질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심판 성수님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연신 호루라기를 불었다. 새로운 참여자를 늘 다정히 챙겨주는 성수님이 왜 이렇게 빡세게 진행하나 했더니, 반칙이 특히 많은 게임이라고 했다. 상대편이 뒤집지 못하도록 등에 카드를 깔고 누워버리거나, 카드를 슬쩍 경기장 밖으로 던진다거나. 어쩐지 다들 게임에 진심이더라.

 첫판은 우리 팀의 승리로 끝났다. 토끼님이 힘을 내주신 덕이었다. 그녀의 파이팅이 귓가에 울렸다. 괜한 미소가 번졌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만 같았다.
ⓒ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아! 한판만 더해요~ 우리 팀이 이번엔 이길 거 같은데.”

 첫판에 이기지 못한 상대편이 분에 못 이겨 외치자 우리팀이 까르르 웃었다. 다들 몽글한 사람들만 모아둔 듯, 이곳은 그리 위험하지 않은 생태계 같았다. 

“삐이익-!”

 다시 호루라기가 울리고 상대편이 빠르게 카드를 뒤집자, 질세라 따라다니며 뒤집힌 카드를 다시 엎었다. 재밌는 건 모두들 숨이 차오르는 상태에서 벌개진 얼굴로 다시 카드를 뒤집는데 열중하고 있다는 것. 서로가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고작 게임 몇 판에, 우리는 알 수 없는 연대를 느끼고 있었다.
제 2 종목 : 미션 이어달리기

 이어지는 종목은 달리면서 바닥에 놓여 있는 접시콘도 치우고 골 지점에서 공도 집어넣어야 하는 특색 있는 게임이었다. 공이 매우 크고 펑실했다. 기존의 배구공에 살을 입혀 더욱 크고 퉁퉁하게 만든 '빅 발리볼'이라고 했다.

"피구할 때도 이 공으로 하는데 맞아도 크게 아픈 공은 아니에요. 하지만 역시 피구는 피구라서 맞으면 오히려 승부욕이 불타오르나봐요."

 운영진의 게임 설명 동안에도 패배에 미련이 남은 몇몇은 이전 게임의 아쉬웠던 점에 대해 나누고 있었다. 게임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우리는 짐 놓는 돗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재밌는 사실은 대화를 하다가도 자신의 차례가 되면 쏜살같이 달려 나가 미션 이어달리기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나 또한 대화 중에 뛰어나가 팔을 뻗어 접시콘을 치우고, 달려가 빅 발리볼을 던졌다. 생각보다 공이 펑실한 탓에 힘껏 던져도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았다.
ⓒ 은평오랑
“힘내고 집중해서 아자아자!”

 응원 소리에 다시 정신을 집중해 골대 안으로 던져 넣자 우리 팀의 환호가 들려왔다. 나는 찌푸린 미간을 펴고 활짝 웃으며 스타트 지점으로 돌아왔다. 정신없이 뛰다보니 이미 내 스웨이드 신발은 더러워져 있었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동안 다음 주자인 여우님이 빠르게 달려나갔다. 아까 컬러 체인지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눈에 띄었다. 다양한 게임들을 준비한 이유가 이런 이유인 건가, 운영진들의 배려가 느껴졌다. 나 또한 이곳에 참여하다보면 내가 잘하는 게임 하나쯤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 은평오랑
 혼자 운동을 하면 쉽게 지치고 그만 두고 싶을 때가 많은데, 모두 같이 한다는 그 마음만으로 나도 모르게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함께한다는 것, 누군가 크게 응원할 수 있다는 것. 내게 그 모든 것들이 전에 겪어 보지 못한 새로움으로 오고 있었다. 
제 3 종목 : 손 잡고 얼음 땡

 쉬는 시간에 알콩달콩 모여 대화하다 보니 어느새 얼음 땡 게임이 준비되어 있었다. < 은평선수촌 > 종목의 얼음 땡은 남자와 여자, 둘이 손잡고 술래가 되어 경기장 안의 상대 팀 모두를 잡는 게임이었다. 얼마나 빨리 상대편을 잡는지 초를 재어 경쟁하는 팀전!

 정말 놀랍게도 모두들 어디서 그렇게 체력이 나오는지 치타보다 빠르게 뛰어다녔고, 나는 게임 시작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잡히고 말았다. 가장 무서웠던 건 상대편이 된 에디터 매진님이었다. 그녀는 컴퍼스처럼 파트너를 가운데 축으로 삼아 한 팔로 모든 상대 팀을 쓸어 담았다. 정말이지 날라다녔다. 우리팀 에이스 랫서판다님도 그녀의 손에 속수무책으로 아웃되었다. 위기에 몰린 우리팀 나무늘보님이 뛰어다니다 급히 외쳤다.
ⓒ 은평오랑
“얼음!!”

 코 앞에서 아웃을 놓친 매진님이 아쉬워하며 돌아서는 사이, 누군가가 나무늘보님을 땡 해주려고 달려왔다.
 
 “안돼 안돼 안돼! 나 쉬고 있잖아! 땡하지마! 땡하지마!”

 다급한 목소리에 우리 팀 누군가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동안에 타임 오버-! 게임이 끝나고 말았다. 어이없이 끝나버린 게임에 모두들 깔깔거렸다. 이곳에는 별도의 경쟁이 없었다. 우리 모두 하나의 팀이 된 것처럼 즐겁게 서로를 응원하고 실수 또한 하나의 재밌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경쟁만 남아 서로를 공격하던 사무실이 생각났다. 평소에 마주할 수 없던 따스한 인간미가 이들에겐 남아 있었다. 이런 품이 얼마 만인가. 어린 시절 아릿하게 남아 있던 동네 친구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돗자리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으니, 나무늘보님이 곁에 다가와 앉았다. 

“나무늘보님 오늘 저녁은 드셨어요?”
 “오늘 회식했는데 한강에서 알찜, 피자, 치킨 먹고 왔어요~”
 “운동은 안 힘드세요?”
 “은평선수촌 잘하고 싶어서 평소에 필라테스도 꾸준히 하고 은평 오랑에서 탁구도 쳐요!”

 내가 조심스레 오늘의 코디를 물어보니 나무늘보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오늘 마지막 날인만큼 벚꽃 같은 차림으로 화사하게 와보았어요!”

 랫서판다님과 곰탱이님이 우리를 멀찍이 바라보고 있었다. 곰탱이님에게도 오늘의 룩에 대해 물었더니 집에서 바로 나온 룩이라며 자신의 옷차림을 소개해 주셨다.
ⓒ 일공
어느덧 모든 게임이 끝나고 오늘의 기념 사진을 찍으며 < 은평선수촌 >이 마무리되었다.
ⓒ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수고하셨습니다-! 를 외치며 돗자리에 놓아둔 각자의 짐을 챙겼다. 활기찼던 운동장이 점점 고요해지는 가운데, 선수촌의 장비 담당 민재님이 운동 기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짐을 먼저 싼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골대와 접시콘, 크고 작은 공들을 함께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이 좋아서 재밌게 활동하고 있다는 민재님의 말씀이 이해가 갔다. 나도 다가가 운동 기구 정리를 돕다 보니, 그제야 느껴졌다. 

나 배고프네?

[선수촌의 마지막 밤]

“저는 탁구 동아리에서 소개 받아서 왔어요.”​

 밥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자마자 앞에 있던 랫서팬더님이 내게 인사를 건넸다. 옆자리  곰탱이님은 틈틈이 랫서팬더님에게 틱틱거리며 장난을 쳤다. 둘은 함께 탁구를 치는 월요 부부라고 서로를 소개했다. 한 가지 다른 부부와 차이점이 있다면 곰탱이님이 종종 랫서팬더님을 진절머리 난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 그뿐이었다. 엄청 좋아하는 츤데레 느낌도 들고 그래서 둘이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 줄 알았다. 

“아니에요, 원래 몰랐다가 동아리에서 만나 동네 친구 된거죠. 그러다 동아리장님이 여기 재밌다고 추천해주셔서 오늘 처음 ㅎㅎ ”

 서로 모르는 사이로 한평생 살다 은평오랑의 탁구 동아리에서 만나 인연이 이어졌고, 그 인연이 이곳 은평선수촌까지 이어지게 했단다. 사람들이 새로운 곳에서 사람을 사귀고 또 다른 모임을 추천해주고 연결되어가며 관계를 오래 지속해 나가는 것이 신기했다.  

 대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생각보다 많은 동네 모임이 이곳 은평에 있었다.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등산모임부터 탁구모임까지. 신기하게도 우리는 같은 감정을 공유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격려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알지 못했다. 직장과 전공은 자연스레 먼 주제가 되었으며, 대신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이곳에 오기까지 무엇을 봤는지, 오늘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인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채워갔다.  

 마치 오래 알던 사이처럼, 이런저런 동네 관련 주제를 던지면 그에 맞춰 리액션과 이야기가 이어졌다. 동네 맛집과 핫플레이스가 넘쳤다. 다들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엔 단순히 즐기기 위해 온 모임이었기에 이러한 분위기가 새삼 놀라웠다. 나 지금 여기에 빠져든 건가…? 

 운동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사람들의 온기가 남았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곳에 당신도 오고 싶다면, 내년 우리동네짐과 은평선수촌에 참여하면 좋겠다. 서울 끝머리, 잔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은평에는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하루를 보듬을 수 있는 은평선수촌이 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l  혼자하는 운동은 심심하니까 누군가랑 같이 운동하고 싶은 분
l  저질 체력 극복하여 광명 찾고 싶으신 분
l  자신이 잘하는 운동을 파악하고 싶으신 분
P.S. 지난 12월 < 은평유스체전 >의 생생한 풍경
ⓒ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만든 사람들
에디터
조은수, 이매진
디자이너
일공
기획, 편집
은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신티
총괄
은평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조준희, 박지혜
발행처
은평문화재단
발행월
2022. 12.
0/300
  • 방금 전
    비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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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다니엘
  • 1일 전
    작업의 페이지 및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궁금한 점, 질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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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 프랭클린
  • 2022.12.23
    아름다운 디자인과 레이아웃... 정말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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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 스톤
  • 2022.12.10
    예술 같은 놀라운 작품, 너무 감동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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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 워렌
  • 2022.12.07
    다이빙 프로젝트가 아니라니... 믿을 수 없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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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스펜서
  • 2022.12.02
    세련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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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트 블랙
  • 2022.11.31
    디자인 멋있어요, 특히 디테일이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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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컨 토드
  • 2022.11.12
    작품 하나에도 섬세한 표현 처리가 돋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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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블레이즈